꽃과 문화이야기79 봄의 꽃, 앵초(Primura)를 소개합니다. 이제는 반소매 옷이 어색하지 않은 계절이 되었습니다.햇살은 제법 뜨겁고, 길가 나무들도 어느새 짙은 초록으로 무성해졌습니다.하지만 불과 몇 주 전만 해도, 땅 가까이에 피어 있던 작은 꽃들 사이에서 계절의 문턱을 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그 중 가장 먼저 떠오르는 꽃, 작고 수줍은 얼굴로 봄의 첫 인사를 건넸던 꽃이 있습니다. 바로 앵초(Primula)입니다. 가장 먼저 피지만, 금세 잊히는 꽃 앵초는 이름처럼 ‘봄을 알리는 꽃’입니다. 라틴어 ‘Primula’는 ‘첫 번째’를 뜻하는 primus에서 왔으며, 실제로 이른 봄 3월부터 모습을 드러냅니다. 하지만 계절은 생각보다 빠르게 지나가고, 꽃도 이내 자취를 감춥니다. 지금처럼 모든 것이 푸르게 변한 계절에는 그 존재조차 잊기 쉽습니다. 그러나.. 2025. 5. 13. 생강나무 꽃 이야기 봄이 시작되면 우리는 흔히 벚꽃이나 개나리, 진달래를 먼저 떠올립니다. 하지만 그보다 조금 이른 시기에, 조용히 봄을 알리는 꽃이 있습니다. 바로 생강나무꽃입니다.생강나무는우리나라 산과 들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나무입니다. 겨울의 흔적이 아직 남아 있는 3월 말부터 4월 초, 잎이 나기 전 맨 가지 끝마다 노란색 작은 꽃들이 피어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멀리서 보면 마치 가지에 노란 먼지가 내려앉은 것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그 섬세한 모양과 은은한 향기에 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어찌 보면 산수유꽃과 비슷해 보이지만 엄연히 다른 나무입니다.생강나무라는 이름은잎이나 줄기를 손으로 비볐을 때 생강처럼 매콤한 향이 난다고 해서 붙여졌습니다. 실제로 생강나무껍질은 한방에서 약용으로 사용되기도.. 2025. 4. 28. 산속의 조용한 등불, 금강초롱꽃 이야기 깊은 산길을 걷다 보면, 문득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순간이 있습니다.햇살이 나뭇잎 사이로 고요히 내려앉고, 바람이 옷깃을 스치듯 조용히 흐르는 그 순간.그 자리 어딘가에, 마치 기다렸다는 듯 피어 있는 꽃. 바로, 금강초롱꽃입니다.금강초롱꽃은 우리나라 고산지대,특히 금강산과 같은 깊은 산중에서 자생하는 야생화입니다.이름 그대로 금강산의 초롱처럼 생긴 꽃이라는 뜻입니다.보랏빛의 작은 꽃송이는 마치 오래된 동화 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모습으로,가지 끝에 하나하나 달려 고개를 수그린 채 피어납니다.마치 조용한 인사처럼요. 이 꽃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그 모습 때문만은 아닙니다.금강초롱꽃은 현재 멸종위기 야생식물 2급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는, 소중한 생명입니다.기후 변화와 서식지 파괴로 인해 점점 자취를 감.. 2025. 4. 25. 벚꽃의 종류와 이름에 담긴 이야기 봄이면 도시 곳곳을 분홍빛으로 물들이는 벚꽃. 하지만 우리가 흔히 ‘벚꽃’이라 부르는 나무들이 모두 같은 종류는 아닙니다. 벚꽃은 종류도 많고, 그 이름에 담긴 이야기도 흥미롭습니다. 오늘은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른 벚꽃의 종류, 구분하는 방법, 그리고 이름에 얽힌 이야기를 살펴보겠습니다.1. 왕벚나무 (Prunus yedoensis)우리가 흔히 보는 벚꽃축제의 주인공. 연분홍빛 꽃이 가지를 따라 풍성하게 피며, 꽃이 잎보다 먼저 핍니다. 구분 방법: 꽃잎이 5장이고 겹꽃이 아닌 홑꽃. 잎은 나중에 돋아나며, 나무껍질은 매끈한 편입니다. 이름의 유래는 ‘왕벚나무’라는 이름은 원산지 논란이 있던 시기에, 일본에서는 ‘소메이요시노(染井吉野)’라고 부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왕벚나무로 불리기 시작했습니다. 2. .. 2025. 4. 3. 이팝나무 꽃, 초여름을 하얗게 물들이는 나무 봄이 지나고 따뜻한 햇살이 초여름을 알릴 때쯤이면, 길을 걷다가 마치 눈이 내린 듯한 풍경을 마주할 때가 있습니다. 바람이 불면 하얀 꽃잎들이 흩날리며 눈처럼 쌓이기도 하고, 한 그루가 마치 새하얀 구름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이 아름다운 장면의 주인공은 바로 이팝나무(Chionanthus retusus)입니다.이팝나무, 하얀 쌀밥을 닮은 나무이팝나무는 물푸레나무과에 속하는 낙엽 활엽수로,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로수 중 하나입니다. 특히 5월에서 6월 사이, 나뭇가지마다 하얀 꽃이 가득 피어나면서 장관을 이룹니다. 이팝나무라는 이름은 꽃이 필 때의 모습을 보고 붙여진 것으로, 꽃송이들이 마치 "이밥", 즉 쌀밥을 닮았다고 해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옛날 우리 조상들은 쌀밥을 먹는 것이 큰 풍요의.. 2025. 2. 18. 산사나무 꽃, 봄을 깨우는 작은 별들 어느 봄날, 산길을 걷다 보면 문득 하얗게 반짝이는 작은 꽃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무리 지어 피어나면서도 소박하고, 가까이 다가가면 은은한 향기가 바람을 타고 퍼집니다. 처음 보는 사람은 "이게 무슨 꽃이지?" 하고 궁금해하지만,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이것이 바로 산사나무(山査木, Crataegus pinnatifida)의 꽃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산사나무는 우리나라 산과 들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나무입니다. 봄이 되면 작은 하얀 꽃을 피우고, 여름을 지나 가을에는 붉은 열매를 맺습니다. 열매가 더 유명한 나무이지만, 사실 산사나무의 꽃은 그 어떤 봄꽃 못지않게 아름답습니다. 벚꽃이나 개나리가 만개하는 시기에는 그저 조용히 피어 있던 산사나무 꽃이지만, 그것들이 지고 나면 비로소 사람들의 눈길을 .. 2025. 2. 17. 이전 1 2 3 4 ··· 1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