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한가운데 서늘한 그늘을 만들어 주는 나무 아래, 분홍빛, 보랏빛, 흰색의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난 모습을 본 적 있으신가요? 바로 배롱나무입니다. 그 풍성하고 우아한 꽃들은 여름철의 정취를 한껏 살려줍니다. 이 배롱나무는 백일홍 나무라는 별칭도 가지고 있습니다. 백일 정도되는 오랜 기간 동안 꽃을 피우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배롱나무에는 또 하나의 재미난 이야기가 있습니다.
배롱나무를 간지럽히면 꽃잎이 흔들린다?
예전부터 배롱나무에 대해 듣던 전설 같은 말이 있었습니다. "배롱나무를 간지럽히면 꽃잎이 흔들린대!" 호기심 많던 저는 배롱나무 가까이 다가가 나무줄기를 손가락으로 슬쩍슬쩍 간지럽혀 보았습니다. 그런데 아무 반응도 없었습니다. 다시 잔뜩 기대를 품고 나무를 간질였지만 배롱나무는 조용히 서 있기만 했습니다. 왜 이런 이야기가 생겼을까요? 사실 배롱나무의 학명인 Lagerstroemia indica는 그 독특한 수피(나무껍질)와 얇은 가지가 바람에 쉽게 흔들리는 특성을 가진 것에서 유래한 이야기로 보입니다. 가지가 바람에 살짝만 흔들려도 꽃잎이 미세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간질이는 듯하다는 인상을 준 것입니다. 어쩌면 전설 같은 이 이야기는 나무를 더욱 신비롭게 느끼게 해주는 매력 포인트일지도 모릅니다.
배롱나무의 상징과 역사
배롱나무는 동양과 서양 모두에서 사랑받는 나무입니다. 한국에서는 정자나 도로변에 심어져 여름 풍경을 화사하게 물들이곤 합니다. 특히 조선 시대부터 사랑받아 궁궐이나 고택에서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배롱나무를 '자미화(紫薇花)'라고 부르며, 고귀함과 장수를 상징한다고 합니다.
배롱나무 꽃의 꽃말은?
배롱나무꽃의 꽃말은 부귀, 그리고 평화, '굳은 결심'입니다. 더운 여름에도 긴 시간 끈기 있게 피어나는 그 모습이 굳은 결심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또한, 무더운 계절에 시원함을 선사하며 마음을 풍요롭고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나무라 부와 평화의 상징으로도 여겨집니다.
배롱나무와 함께하는 여름
배롱나무는 관리가 까다롭지 않으면서도 꽃이 오래 피어 있어 정원수로도 인기가 높습니다. 병충해에도 강한 편이라 큰 걱정 없이 키울 수 있는 나무 중 하나입니다. 더운 여름날, 배롱나무 아래 그늘에서 한참을 쉬다 보면, 꽃들이 속삭이듯 손짓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그때 한 번 간지럽혀 보세요. 혹시 모르죠, 이번엔 흔들릴지? 이 여름, 배롱나무꽃과 함께 소소한 행복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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